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약속을 과연 액면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건가. 추 장관은 최근 다시 불붙고 있는 아들의 군 복무 휴가 특혜 의혹 논란에 대해 8일 만에 입장을 밝혔다. 형식은 법무부가 7일 언론사에 배포한 ‘입장문’이었다. 추 장관은 “일체 보고를 받지 아니하였으며 앞으로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응은 두 갈래다. ‘충견들이 알아서 할 텐데 보고받을 필요가 뭐가 있겠느냐’ ‘야당이 추 장관 아들 의혹으로 ‘제2 조국 사태’를 만들려는 것 아닌가’.
당연한 결과다. 입장문을 뜯어 보면 처음부터 의구심을 해소하겠다는 의지는 없어 보였다. 오히려 본보가 직전에 제기한 문제 제기에 대한 해명과 반론으로 읽혔다. 본보는 이번 논란의 핵심 중 하나는 ‘학살 인사’ ‘역대 두 번째의 수사권 지휘 파동’ 등 수식어를 몰고 다닐 정도로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는 현직 법무부 장관 아들의 휴가 특혜 의혹 사건의 실체적 진실 규명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검찰의 수사 독립성 확보가 먼저라고 판단했다. 이 같은 이유로 이날 ‘조국, 가족수사 6일 만에 “개입 않겠다”…秋는 부인·침묵 논란’ 제하의 보도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공개수사 전환 6일 만에 기자 간담회를 열고 “가족 수사와 관련해 보고받거나 지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선례를 들어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아 온 추 장관의 최근 행보와 대비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여론을 의식한 것인지 추 장관은 입장문에서 “신속하고 철저히 수사해 실체관계를 규명해 줄 것을 국회 답변 등을 통해 수차례 표명했다”고 강변했다.
정말 그랬을까. 추 장관의 국회 발언을 보면 고개를 흔들 수밖에 없다. 추 장관은 아들 의혹만 제기되면 국회에서도 고성과 설전을 불사했다. 아들 의혹 관련 보도에는 “검언유착”이라고 쏘아붙이고, 관련 질의에는 “금도가 있다”며 자르기 일쑤였다. 입장문에서도 엿볼 수 있듯 추 장관의 위세는 대단하다. 법무부는 엉뚱하게도 이번 입장문 하단에 ‘장관은 검찰국장을 팀장으로 하는 수사권개혁 시행 준비 전담팀을 꾸리고 검찰개혁 완수를 위해 매진할 것을 재차 강조했다’며 더 비중 있게 표현했다. 자칫 수사 검사에 대한 경고성 메시지로 해독될 수 있다는 게 검찰 측 반응이다. 추 장관은 ‘검찰개혁 완수’라는 구호 아래 지난 8개월 동안 검찰의 직접 수사를 무력화하고 검찰총장 손발을 잘라내는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또, 권력 수사 검사를 좌천시키고 친정부 성향 검사를 영전시키는 편파적 인사를 강행했다. 해당 사건을 수사했다가 영전한 서울동부지검 주임검사나 검사장도 포함된다. 검찰 관계자는 “결국 권력에 반하는 수사를 하면 다들 손봐주겠다는 메시지를 검찰 조직에 전한 것”이라고 말했다.
대검조차 추 장관과의 불편한 관계를 고려해 오해를 살 수 있어 해당 사건에 대한 보고나 지휘를 거의 하지 않았다고 한다. 수사 보고 및 지휘 라인에 있는 현 대검 형사부장은 추 장관의 인사청문회 대응 과정에서 방패막이 역할을 했던 인사다. 지난 8개월간 수사를 뭉개 왔다는 평가를 받아온 동부지검 수사팀이 이전과 마찬가지로 재수사 성격에 가까운 이번 수사를 계속한다면 국민은 수사 결과를 의심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불필요한 논란을 막고 수사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추 장관의 결단과 진정성 있는 의지 표명이 요구된다.
September 09, 2020 at 09:42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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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위 검사群과 秋 불관여 쇼 -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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