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경제가 위축되면서 금융사들이 대규모 충당금을 쌓았지만 금융회사 실적은 3분기에도 고공 행진을 이어갔다. 대출 수요가 여전히 많은데다 국내외 금융사 인수·합병(M&A)에 따른 수익 증가, 주식투자 열풍 등으로 비은행 계열사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다만 우리금융은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충당금 적립으로 실적하락을 면치 못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KB·신한·하나·우리금융) 금융지주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9조74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9조3801억원) 대비 3.3%(3060억원) 감소했다.
4대 금융의 올해 3분기 순익만 놓고 보면 3조5512억원으로 전년동기(3조2446억원) 대비 9.4% 증가했다. 같은 기간 대손충당금(상환불이행 대비 쌓아놓는 적립금)은 6754억원에서 11.7% 늘어 7542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부실을 감안해도 실적이 개선된 것이다.
KB와 신한금융은 분기 순익 1조원 시대를 열었다.
금융지주 관계자는 “KB금융은 대출증가에 기반한 순이자이익 증가와 수수료수익의 견조한 성장, 푸르덴셜생명 염가매수차익 인식으로 이익체력을 높였다”며 “신한금융은 각종 악재 속 실적감소 우려에도 불구하고, 자본시장 영역확대와 비은행을 기반으로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전환하기 위한 노력들이 재무성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금융지주사별로는 신한금융이 가장 많은 이익을 냈으며 KB, 하나, 우리금융이 뒤를 이었다.
신한금융은 3분기 누적 순익 2조9502억원을 거두며 역전을 노린 KB금융(2조8779억원)을 따돌렸다. 우리금융만 사모펀드 사태로 인한 충당금 이슈로 전년 대비 실적 낙폭이 컸다.
금융지주 실적이 증가한데는 비은행 계열사 역할이 컸다.
신한금융의 비은행 부문의 손익 기여도는 지난해 3분기 33.6%에서 올해 3분기 41.3%로 뛰었다. KB금융도 올해 3분기 34.6%의 기여도를 보였고, 하나금융도 올해 3분기 21.4%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배 가량 뛰었다.
카드와 캐피탈사는 순이익 성장률이 두 자릿 수를 기록했다.
하나카드는 신용카드 수수료 증대에 따라 전년동기 대비 129.6%(646억원) 증가한 1144억원의 3분기 누적 순익을 기록했다. 신한카드 역시 지난해 3분기 누적 실적 대비 14.4% 성장했다.
같은 기간 KB국민카드와 우리카드 3분기 누적 순익도 각각 11.9%, 12.6% 증가했다.
카드사의 실적 개선은 비대면 소비 증가로 인한 간편결제 시장 활성화 덕분이다. 카드사들은 국내 간편결제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가 상반기 쏟아부은 재난지원금 12조원도 카드사들에게 약 2000억원에 가까운 수수료 수익을 안겨줬다.
하나캐피탈은 이자이익 성장에 힘입어 1271억원의 3분기 누적순익을 기록하며 전년동기 대비 65.2%(501억원) 증가했다.
증권도 큰 폭 성장을 거뒀다.
KB증권은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 확대와 IB(기업금융) 부문 실적 개선으로 그룹의 효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3분기 누적 당기순익은 338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0.6%(1138억원)이 증가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수수료이익 증가로 3분기 누적 순익을 2880억원을 거두며 전년동기 대비 36.2%(766억원) 늘었다.
보험업은 생명보험사는 약진한 반면 손해보험사는 부진을 겪었다.
신한생명의 3분기 당기순익은 전년동기 대비 56% 늘었다. 영업 성과로 핵심 수익성 지표인 연납화보험료(APE)가 6.1% 성장했다. 손해율은 92.4%로 1.08%포인트 줄며 수익성이 개선됐다.
KB손해보험은 자동차보험과 장기보험 손해율 상승으로 3분기 당기순익은 426억원을 기록하며 전분기 대비 36.2%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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