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금융감독원이 29일 오후 라임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해 판매사 제재 수위를 심의위원화에서 논의할 예정이다. 해당 사태와 관련된 심의위원회는 이번이 처음이다.
금감원은 검사를 나간 순서인 신한금융투자, 대신증권, KB증권 순으로 제재심을 진행하기로 했다.
기관 중징계에 더해 증권사 3곳의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직무 정지를 염두에 둔 중징계가 사전 통보된 상태다.
라임자산운용의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 당시 근무한 박정림 KB증권 대표이사, 윤경은 전 KB증권 대표, 김병철 전 신한금융투자 대표, 나재철 전 대신증권 대표(현 금융투자협회장) 등이 직접 제재심에 출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재심의 핵심 쟁점으로는 내부통제 부실의 책임을 물어 경영진까지 제재할 수 있느냐는 점이 꼽힌다.
금감원은 증권사 CEO들에게 내린 중징계는 부실한 내부통제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지배구조 법률) 24조에는 '금융회사는 법령을 준수하고, 경영을 건전하게 하며, 주주 및 이해관계자 등을 보호하기 위하여 금융회사의 임직원이 직무를 수행할 때 준수하여야 할 기준 및 절차 (이하 "내부통제기준"이라 한다)를 마련하여야 한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또한 시행령에서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어 금융감독원은 규정 상 경영진 차원의 내부통제 부실 관련 제재가 있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은 대규모 원금 손실을 부른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에서도 내부통제 부실을 고리로 우리·하나은행 경영진에 중징계 처분을 한 바 있다.
반면 판매 증권사들은 금감원의 제재 수위에 강력히 반발하는 입장이다.
내부통제 부실에 따른 책임으로 경영진까지 제재하는 것은 법적 근거가 미약하다는 게 증권사들의 방어 논리다. 증권사 CEO들은 지배구조 법률 상의 내용이 중징계를 확정할 법적 근거로는 충분치 않다고 판단한 셈이다. 내부통제에 실패했을 때 금융사 CEO를 제재할 수 있도록 한 지배구조법 개정안은 현재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상태다.
제재심을 거쳐 금융위원회 의결로 '직무 정지'가 그대로 확정되면 해당 CEO는 3∼5년간 금융권 취업이 제한된다.
이 경우 현직인 박정림 대표가 있는 KB증권에는 수장 공백에 따른 혼란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제재심 결론이 이날 확정될 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대상 증권사가 3곳이나 되고 징계대상자는 10명이 넘어 금감원과 증권사 CEO들 간 치열한 공방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상황에 따라 내달 5일에 2차 제재심을 연다는 계획을 세웠다.
【 청년일보=강정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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