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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September 6, 2020

구독자 440만 먹방 유튜버를 둘러싼 논란, '쇼 비즈니스' 유튜브의 이면을 들추다 -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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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를 시작한 지 1년여 만에 440만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 문복희는 뒷광고 논란에 이어 ‘먹뱉’(먹고 뱉는다)·각본 의혹 등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유튜브 채널 ‘문복희’ 캡쳐

유튜브를 시작한 지 1년여 만에 440만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 문복희는 뒷광고 논란에 이어 ‘먹뱉’(먹고 뱉는다)·각본 의혹 등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유튜브 채널 ‘문복희’ 캡쳐

첫 동영상을 게시한 지 1년여 만에 440만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가 있다. 먹는 방송, 일명 먹방 유튜버 ‘문복희’다. 한 입에 많은 양의 음식을 넣어 먹는 시원시원함, 깔끔한 편집, 평균 성인 식사량을 초과한 음식량, 음식을 향한 애정표현 등 먹방 유튜버의 중요 자질을 모두 갖춰 큰 인기를 끌었다.

문복희는 현재 ‘가장 뜨거운’ 유튜버다. 유튜브를 휩쓴 ‘뒷광고’(경제적 대가를 받았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고 상품을 홍보하는 행위) 논란의 당사자로 지목된 뒤 일부 구독자들은 끊임없이 각기 다른 의혹들을 제기하며 문복희의 진정성을 의심하고 있다. 한편에선 이런 의혹제기가 괴롭힘에 가까운 수준에 이르렀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복희 논란’을 통해 ‘쇼 비즈니스’ 산업이 된 유튜브의 이면을 되짚어 봤다.

일부 구독자들이 문복희가 음식을 실제로 먹지 않고 뱉는다는 의혹을 제기한 이후 유튜브에는 ‘문복희 먹뱉’ 키워드를 담은 영상만 약 500여개 파생됐다. 유튜브 캡쳐

일부 구독자들이 문복희가 음식을 실제로 먹지 않고 뱉는다는 의혹을 제기한 이후 유튜브에는 ‘문복희 먹뱉’ 키워드를 담은 영상만 약 500여개 파생됐다. 유튜브 캡쳐

■뒷광고로 시작해 먹뱉·각본 논란까지

시작은 뒷광고 논란이 일었던 다른 유튜버들과 다르지 않았다. 먹방 유튜버 ‘애주가TV참PD’가 문복희를 뒷광고로 막대한 수익을 올리는 유튜버 중 하나로 지목했고, 문복희는 지난달 4일 장문의 사과문을 공개했다. 이후 광고비를 받고 촬영한 영상엔 ‘유료광고 포함’ 문구를 추가했다.

문제는 뒷광고로 이미지가 하락한 뒤 쏟아진 ‘먹뱉’(먹고 뱉는) 의혹이었다. 일부 구독자들은 그가 음식을 실제로 먹지 않고 뱉는 방식으로 음식량을 부풀렸다고 주장했다. 음식을 씹기만 할 뿐, 삼키는 장면이 편집됐다는 것이다.

문복희는 먹방 영상 후반부에 ‘빨리감기’한 무편집 영상을 삽입해 이런 의혹에 대응했다. 반대편도 지지 않았다. 영상을 0.2배속으로 돌려보기까지 하며 ‘편집점’(편집 된 영상을 이은 부분)을 찾아냈다. 유튜브에는 ‘문복희 먹뱉’ 키워드를 담은 영상만 500여개가 올라왔다.

지난달 23일 문복희는 총 3회 촬영분이 ‘무편집’으로 담긴 1시간짜리 영상을 게시했다. 영상엔 음식을 뱉는 것이 아닌, 화장을 고치거나 뜨거운 음식을 식히는 장면 등이 나왔다. 촬영 담당으로 보이는 남성이 뜨거운 음식에 물을 부어주기도 했다. 그러자 논란이 또 파생됐다. 제작진의 존재를 알게 된 구독자들은 이번엔 ‘각본’ 의혹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문복희가 지난달 23일 올린 ‘먹뱉’ 해명 영상 속에 등장한 또 다른 인물의 손. 구독자들은 이를 증거로 문복희가 1인 크리에이터가 아닌 짜여진 ‘각본’을 연기하는 연기자라며 비난했다. 유튜브 채널 문복희 캡쳐

문복희가 지난달 23일 올린 ‘먹뱉’ 해명 영상 속에 등장한 또 다른 인물의 손. 구독자들은 이를 증거로 문복희가 1인 크리에이터가 아닌 짜여진 ‘각본’을 연기하는 연기자라며 비난했다. 유튜브 채널 문복희 캡쳐

■연출과 기만 사이…당신이 몰랐던 유튜브

문복희를 비난하는 구독자들은 “문복희가 구독자를 기만했다”고 주장한다. 광고임을 알리지 않고 ‘먹고 싶어서’ 메뉴를 선정한 것으로 꾸몄으며, 많은 양의 음식을 먹는 것처럼 속였고, 1인 크리에이터가 아니라 제작진까지 갖춘 스튜디오에서 ‘혼자 찍는 먹방’을 연기했다는 것이다. 현재 문복희는 “소속사는 없다”고 밝힌 상태다.

또 다른 구독자들은 유튜버를 향해 계속해서 해명을 요구하고 의혹을 제기하는 것이 일종의 놀이이자 돈벌이가 됐다고 비판한다. 실제로 일부 유튜버들과 구독자들은 의혹 제기 수준을 넘어 유튜버 개인에 대한 인신공격과 성희롱성 발언을 하기도 했다. 언론도 ‘뒤통수’ ‘갈 데까지 간’ ‘구독자 능욕’ 등 자극적인 단어들을 포함한 제목의 기사로 논란을 확산시켰다.

유튜버를 통해 ‘몰래’ 상품을 광고하는 광고주들, 구독자의 신뢰를 얻기 위해 ‘친근함’을 연기하는 유튜버, 유튜버를 ‘신뢰할 수 있는 창작자’로 여기는 동시에 ‘언제든 망하게 할 수 있다’ 믿는 구독자들, 논란을 먹거리 삼아 혐오를 재생산해 수익을 창출하는 또 다른 유튜버들까지. 문복희를 둘러싼 논란들은 하나의 산업이 된 유튜브의 이면을 모두 담고 있다.

유튜브에 문복희를 검색하자 그를 둘러싼 논란을 다룬 영상들이 나왔다. 일각에선 유튜버를 향해 계속해서 해명을 요구하고 의혹을 제기하는 것이 일종의 놀이이자 돈벌이가 됐다고 말한다. 유튜브 캡쳐

유튜브에 문복희를 검색하자 그를 둘러싼 논란을 다룬 영상들이 나왔다. 일각에선 유튜버를 향해 계속해서 해명을 요구하고 의혹을 제기하는 것이 일종의 놀이이자 돈벌이가 됐다고 말한다. 유튜브 캡쳐

■과몰입 막으려면…구독자 교육도 필요

뒷광고 논란은 지난 1일부터 공정거래위원회가 ‘추천·보증 등에 관한 표시·광고 심사지침’ 개정안을 시행하면서 사그라드는 추세다. 유튜버는 제목에 광고임을 고지하고, 내용에도 주기적으로 광고임을 알리며, 라이브 스트리밍의 경우 5분마다 광고임을 표시해야 한다. 또 ‘체험단’과 같은 모호한 문구를 써선 안 된다.

하지만 구독자들이 주장하는 모든 ‘기만 사항’을 규제 할 수는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유튜버와 제작사의 기획·연출을 어디까지 ‘속임수’로 볼 것이냐에 대한 의견도 분분하다.

한 외주제작사 PD는 “구독자가 100만이 넘는 유튜버는 중소기업으로 보면 된다”며 “소속사는 물론 유튜브 전문 콘텐츠 제작사들도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불편한 진실일 수 있지만, ‘우량 유튜버’ 중 모든 일을 혼자하는 유튜버는 드물 것”이라고 말했다. 경력 3년의 한 유튜버는 “구독자의 윤리적 잣대가 유튜버마다 다르다는 것도 문제”라며 “한 번 찍히면 끝없이 의혹을 제기하고 계속해서 해명하는 ‘피드백 지옥’에 빠지게 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구독 경제’를 기반으로 한 유튜브 생태를 들여다봐야 한다고 말한다. 정덕현 대중평론가는 “상품을 사고 파는 것이 과거의 경제 형태라면 유튜브와 같은 구독 경제는 서비스를 제공받는 것이 핵심”이라며 “시청자와 달리 지속적으로 소통을 주고 받으려는 욕구가 있는 구독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관계”라고 말했다.

유튜브 구독은 단순한 시청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는 뜻으로 그만큼 과몰입이 발생하기 쉽고, 이에 따른 부작용도 존재한다는 것이다. 정 평론가는 “유튜브는 몰입도가 기존 매체들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다”며 “유튜브의 영향력이 커지는 만큼 유튜브를 비롯해 뉴미디어에 대한 ‘미디어 리터러시’(보고 해석하는 능력) 교육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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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tember 07, 2020 at 09:41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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